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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모임
  가을 수련회 장소를 빌려주신 디아코니아 자매회 인터뷰 기사입니다.
  

한겨레신문 2002 9월 26일 인터뷰 입니다.


개신교 디아코니아자매회 김정란 원장



천안에서 독립기념관을 지나 병천 골짜기 산 기슭에 오르니 숲 속에 요정의 집처럼 개신교 수도원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 모원이 앉아 있다.

여성 수도자를 가톨릭에선 수녀라고 부르지만, 이들은 ‘언님’으로 불린다. ‘어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언’에 ‘님’자를 붙였다. 한 언님이 마른 이불 빨래를 가슴 가득히 안고 사뿐 사뿐히 걸어온다. 이곳 모원과 전남 무안 결핵요양소 한산촌 등에서 살아가는 11명의 여성 독신 수도자들의 원장인 김정란(55) 언님이다. 그가 나무 뒤의 풀잎처럼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다.

방에 들어서니 난이 꽃망울을 틔우고 있다. 좀체 피지 않는 관음소심난이 어떻게 꽃을 피웠을까.

“곱게 곱게만 키우면 꽃을 피지않아요. 고생을 시켜야 꽃을 피우지요.”

그에게도 말 못할 고생이 많았다. 1970년 독일에 간호사로 가 6년 간 주로 병원 특실에서 환자들을 돌보던 그는 아파도 제때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고국의 병자들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76년 귀국 1년 뒤 신학자인 고 안병무 박사가 연 공동체 세미나에 참석한 했던 그는 10여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독신여성공동체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1980년 당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3개월 간 생활하다 그와 노영순, 한은숙, 이영숙 언님 등이 내려간 곳이 전남 무안 한산촌이었다. 안 박사의 동창인 의사 어성숙씨가 65년부터 결핵환자들을 돌보던 곳이었다.

보금자리를 찾았다는 안도의 한 숨을 채 내쉬기도 전에 매일 발생하는 응급환자들을 돌보아야했다. 이 와중에 집을 짓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돼지를 키우면서 공동체에 대한 환상은 사라졌다. 어릴 때부터 머슴과 가정부가 있는 집에서 자라며 육체노동에 가치를 두지 않았던 그는 왜 이런 험한 일을 직접 하고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일이 힘들어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나 더욱 힘든 것은 여성 목사와 전도사로 밖에서 한가닥씩 하던 여성들이 함께 살아가는 일이었다. 부부라도 낮엔 떨어져 있는데 싫어도 하루종일 같이 살아야 하니 서로 관계가 틀어질 땐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에너지가 넘쳤던 그는 더욱 더 힘들어했다. 결국 동료 한 명은 나갔고, 그도 보따리를 쌌다가 다시 풀곤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83년부터 89년까지 무안군 운남면 무의촌에서 지역의료사업을 했고, 91년부터는 목포시 달성동 빈민촌에서 재가복지사업을 했다. 그 뒤 94년엔 원장에 선출돼 지금껏 자매회를 이끌고 있다.

자매회 본회가 무안에서 천안으로 98년 옮겨온 뒤에도 2000여평의 밭을 일구고 많은 피정자를 뒷바라지하느라 그도 다른 언님들과 다름 없이 방문자들이 보기엔 놀라울만큼의 노동을 감당해야한다. 그토록 일을 싫어했던 그는 이날 이불 50채를 빨고도 활짝 웃었다.

“이불을 빨때는 이불과 얘기하고, 밭을 멜때는 채소와 얘기하면 얼마나 재미가 있는지 몰라요.”

김 언님은 이제 놀면서 일하고 있다. 이제 보니 난꽃이 그를 닮은것 같다. 천안/글·사진 조연현 기자

2002-10-11 15: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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