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이커 서울모임 자유게시판입니다.
자유게시판은 무삭제원칙으로 운영됩니다.
단, 상업적인 글과 인격을 모독하는 글은 글쓴이의 동의없이 삭제합니다.



  황영수
  함석헌
  

남의 떡이 항상 내가 가진 떡보다 커보인다는 말이 있다.
씨알 함석헌 선생님은 내나라 내민족의 철학과 사상보다는 외국 위인들의 그것으로 자기 주체성에 살을 붙여온 나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울 정도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구 물질문명의 근간에 연계되어 이미 그 철학의 바닥을 드러내다시피 하고 있는 서양철학을 대체할 동양철학의 대표존재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위대한 사상가 공자, 비폭력 무저항운동으로 세계인들의 존망을 한몸에 받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미얀마의 군사독재 정권에 대항하여 싸우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지 등 그 모든 외국의 위인들의 모습을 내나라 내민족 함석헌 선생님을 통하여 나는 보았다.

구한말 민중들의 가슴에 뜨겁게 휘몰아쳤던 동학의 인내천 사상과 더불어 가히 민족의 위대한 2대 사상으로 불리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씨알사상을 확립한 것이나, 질곡 많았던 한국의 근, 현대사에서 비폭력 투쟁의 본으로 살다 가신 것이나, 박정희 군사독재정권부터 이어져 오는 혹독한 군사정권에 굽히지 않고 오롯이 민중의 소리를 대변하신 것 등이 모두 외국의 위인들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평생 야인(野人)으로만 살다 가신 탓도 있겠지만 그 분의 존재가 민중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던 수구독재 세력과 그에 빌붙은 언론매체의 철저한 무관심의 역할이 더욱 지대하다. 현재도 야당의 수장으로 있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당시의 한 실력자가 함석헌 선생님을 일러 "정신병에 걸린 미친 늙은이"라는 극언마저 서슴치 않았던 것을 보면 그 분이 얼마만큼 독재정권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는지 쉽게 알 수가 있다. 반면 그 분이 얼마만큼 처절하게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싸웠는지 또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에 바탕한 씨알의 사상은 외래의 것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며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첫째로, 기독교의 태동은 서양으로부터 기인하였지만 선생은 그를 바탕으로 우리민족이 나아갈 길에 등대의 역할을 할 씨알 사상을 완성하였으며,
둘째로, 독실한 신앙인이면서도 버리지 못할 것 세 가지를 물었을 때 주저없이 민족을 첫 손에 꼽았다는 것이다.

썩어지는 씨알이어야 함을 주장하셨던 당신의 말씀처럼 그 분이 가졌던 모든 것을 이 땅에 뿌리고 여든아홉해를 머물다 가셨고, 이제 그 썩어짐은 수많은 이 땅의 민중들의 가슴에 때로는 단비가 되고, 또 때로는 따사로운 햇볕이 되어 양심을 키우는 훌륭한 자양분이 되고 있음을 믿는다.

구약시대 소돔과 고모라는 그 땅을 밝히는 단 한 명의 의인이 없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지만, 지금의 한민족에게는 최소한 함석헌이라는 한 명의 의인이 있어와서 그 앞날이 축복받을 수 있음도 또한 믿으며.

이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져왔던 남의 떡이 꼭 커보일까 하는 물음에 나의 떡이 세상 어느 떡보다 큼을 자랑할 수 있게 되어 가슴이 뭉클해 온다.

2002-08-01 13:22:52

이름
내용
비밀번호


     
  

관리자로그인~~ 전체 894개 - 현재 58/60 쪽
39
2002-10-04
3081
38
2002-09-28
2922
37
2002-09-22
2891
36
2002-09-08
2740
35
씨알사상연구
2002-09-05
2939
34
2002-09-05
3060
33
노철래
2002-09-07
3062
32
김형렬
2002-09-01
2938
31
2002-08-27
2969
황영수
2002-08-01
2861
29
박은희
2002-07-30
2728
28
신동수
2002-07-27
2954
27
2002-07-19
2520
26
2002-07-15
3184
25
김형렬
2002-07-15
2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