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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철 [ E-mail ]
  '까만' 어둠 속에서...
  

밤에,
버스를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길은 단조롭기조차 합니다.
가까이 마리산은 어둠 속에서도 그 몸매를 드러내고 있고,
들판 건너 진강산 자락에도 사람의 불빛이 흐르며,
멀리 외포리 부두가에서는 흥겨운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도 합니다.
낮에 보이던 작은 바다는 기억으로 머물 뿐이지만
근처에 있는 후포항(선수포구)의 비릿한 냄새가 순간순간 정겨워지기도 하죠.

하지만,
어제 밤에는 아무런 물체도, 소리도 없었습니다.
대지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만이 온 우주를 집어삼키지 뭡니까?
'까만' 어둠이라고나 할까요?!
간간이 지나다니던 차들도 그 모습을 쉬이 감추고 있었고,
'앞'이라고 생각되는 방향으로만 걷는 나는 지금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갈 수 밖에요.
'앞'이니까요.
결코 뒤로는 갈 수 없는 難局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두려운 마음으로 '앞'을 향해 걷다보니,
아!! 드디어 마을의 조그만 가로등이 저를 맞이하더군요.
그 반가움이란...

그 옛날 霞谷(鄭濟斗)과 寧齋(李建昌)도 그랬을까요?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에 이 땅을 거닐었을 그들도 갈 길을 몰라 헤매진 않았을런지요?
분명한건, 그분들은 결국 그 질곡의 역사를 뚫고 나갔다는 것일 겁니다.
그러기에 오늘날 우리에게 江華學派의 그늘에서 편안히 쉬게 한 것이겠지요.
하우고개에 누워있는 霞谷선생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겠지만...

사람과 역사를 고민하던 그 선각자들이 거닐던 길을 저 역시 걷습니다.
매 일요일에 정겹게 마음을 맞대고 있을 친우들을 그리워하면서 말입니다.
그 친우들이 보고싶어서 안되겠습니다.
곧 가봐야지.....
2003-02-10 11: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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