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진리의 일꾼 - 평가

폭스의 삶이 결코 완전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도 시공의 제약을 받는 인간임이 분명합니다. 그도 부분적으로 보고 부분적으로 예언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담대하고, 말과 행동이 솔직했으며, 독창적이고, 무엇보다도 그의 영혼이 가장 높은 존재에 대하여 충직했음은 긍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의 혼란을 틈타 가능하면 물건을 속여 팔고 부당하게 재판하던 '속임의 시대'에 영혼의 내면에 뿌리를 둔 진실의 삶을 살았음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한 삶을 살았던 폭스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폭스는 신비가의 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비가는 아무런 매개 없이 절대자와 대면하려는 사람입니다. 폭스는 그리스도에 '관하여' 알고자 하기보다는 그 분을 발견하려고 했습니다. 신학 이론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인격 깊은 곳에서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의 영과 만나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의 영이 모든 인간에게 다가가신다는 발견에 다름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 경험 이후 폭스는 늘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의식으로 살았으니, 그를 신비가의 한 사람이라 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그는 진리의 일꾼이었습니다. 유한 것들을 부정하는 신비가들은 세상을 무가치한 것으로 보고 자기 개인 속으로 물러나기 쉽습니다. 그러나 폭스는 진리를 세상 가운데 드러내려는 일에 헌신한 사람이었습니다. 오해와 역경을 무릅쓰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녔을 뿐만 아니라, 피곤하고도 위험한 오랜 항해를 마다하지 않았던 진리의 종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신비가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폭스는 진리의 인도를 받는 개혁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개혁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배는 인간이 하나님을 느끼려는 전인격의 행위입니다. 그 때문에 영과 참으로 드리는 예배는 다른 어떤 수단이나 대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느끼려는 빈(열린) 마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폭스는 당시 그저 모양뿐이던 예배 형식을 거부하고 고요 속에서(Silence) 주님을 기다리는 가운데 예배했습니다. 그는 또한 불평등한 사회의 관습과 구조를 신앙의 빛 아래서 저항하고 고쳐 나가려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개혁가였습니다. 그의 개혁자로서의 삶은 정체(停滯) 없는 진리의 역동성의 한 드러남이요, 신앙과 실천의 회통(會通)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