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주께서 내 마음을 여시어" - '속의 빛'의 체험

폭스의 신앙의 신실함은 1644년 그의 나이 20이 되던 해에 그를 심각한 고뇌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이미 18세에 종교 수업 혹은 체험을 바라고 집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사회·종교의 문제들을 두고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시험받으셨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입니다. 친척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목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위로와 해결을 구해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모두 허사였습니다. 그들의 실제 삶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알고서는 그들의 신앙의 실상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흔히 그렇듯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번민하는 그를 두고 친척들은 결혼을 시키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정치 싸움에 필요한 지원 부대에 가담하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영의 진리에 민감해 있는 젊은이에게 주는 그러한 제안에 폭스는 몹시도 서글퍼했습니다. 그는 이즈음의 심경을 자신의 일기(Journal)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내 몸은 그야말로 슬픔과 고통과 괴로움으로 메말라 있었고, 그러한 고통들이 너무나 커서 차라리 태어나지 말거나 장님으로 태어나 사악하고 허망한 것들을 보지 않게 되거나, 벙어리로 태어나 헛되고 나쁜 말들이나 주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말들을 결코 듣지 않기를 바라는 게 나았을 것 같았다.

고뇌하던 폭스는 하나 둘 깨달음을 얻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 일이 '주께서 내 마음을 여시어(opened)' 된 일이라고 분명히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열어 보이신 깨달음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신교도이건 카톨릭교도이건 모두가 같은 그리스도인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이름뿐인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긴 자들이어야 한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했다고 해서 그리스도의 일꾼의 자격을 온전히 갖추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하나님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성전에 계시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 가운데 계신다.' 여기 마지막의 것은 스테반과 바울이 전하는, '주의 백성은 주의 전이며 주께서 주의 백성 안에 계신다'는 것을 증언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당시의 혼란을 틈 타, '여자들은 영혼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폭스는 마리아의 찬양을 인용해 그것을 반박했습니다. 폭스의 이러한 깨달음들은 그 자신을 '주 예수 그리스도만을 의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적인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들이 있긴 했지만 폭스의 고뇌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자신이 '아브라함의 가슴속에 있었노라'고 생각할 정도로 큰 기쁨을 맛보는 속에서도 끊이지 않고 번민은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목사들에게는 실망을 했지만 그는 번민을 씻기 위해서 '열림'의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만났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도달한 것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말해 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는 사람에 대한 희망도 끊어지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몰라했습니다. 이렇게 실의에 빠져 있던 바로 그 때! 바로 그 때, 그에게 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 분, 한결같은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니, 그분만이 네 처지를 말해줄 수 있다."

폭스는 이 음성에 너무 기뻐서 훌쩍훌쩍 뛰었습니다. 이 음성은 영의 문제로 고민하고 진리를 고대하던 그에게 이전의 다른 어떤 깨달음보다도 더욱 크고 뚜렷한 것이었습니다. 폭스가 들었던 그 음성이 후에 "속의 빛"이라 불리게 된 바로 그것입니다. 그 빛은 또한 "속에 계신 그리스도," "각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것(that of God in every one)," "하나님의 능력," "하나님의 증거" 등으로도 불리게 됩니다. 그 빛은 모든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 빛은 모든 사람을 비치는 것입니다(요한복음 1:9). 이 음성은 이후 폭스 자신의 생애와 퀘이커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금도 퀘이커들은 폭스의 이 체험을 진실한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폭스는 자신의 이 체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왜 이 땅에는 내 처지에 관해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가를 주님은 깨닫게 하셨으며 그 때문에 나는 주께 모든 영광을 돌릴 수 있었다. 사람들 모두가 나처럼 죄 아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불신앙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탁월하신 분으로 우리를 깨우치시며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시며 믿음과 능력을 주시는 분이시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역사 하시면 누가 우리를 가로막겠는가? 이러한 사실을 나는 경험으로 알았다.

그리스도와 하나님에 대해 성경에서 읽기는 하였어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으나, 이제 계시를 통해 열쇠를 가지신 분이 그 문을 여셨으며 생명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로 나를 인도하셨다.

이 체험이 있은 후에도 주님께서는 그에게 성경이 크게 열리는 체험을 주시고, 사물의 이치를 열어 보이시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체험들을 통해 그는 '빛에서 벗어나 있는 것들을 보게 되었고, 어둠과 죽음과 유혹과 불의와 불경건 등이 빛 가운데 분명히 드러남'을 보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위대함을 깨닫고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러한 모든 체험들을 계기로 그는 자신이 '마치 새로이 만들어져 바뀐 것처럼 용모와 사람이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변화된 폭스에게 이제 세상은 '온통 거두어 들여야 할 하나님의 씨앗들이 널려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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